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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부장의 타작마당
한국교회의 위기, 1세기 가정교회 선교 정신에서 답을 찾다. 누구든지 지금의 한국교회가 위기 속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그에 대한 해답 역시 다방면에서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이 인문학적, 사회학적 통찰을 가지고 교회의 상처에 어슴푸레 응급처치했을 뿐이지,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본서는 성경에서 우리의 나아갈 길을 찾아낸다. 지루하고 반복적으로 느껴지더라도 초대교회의 면모를 꼼꼼히 반복해가는데 오직 신약성경의 진술에 의존하여 그리한다. 지름길을 찾아내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다. 돌아가더라도 바른 길을 가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본서는 그런 면에서 꽤 충실하다. 교회의 문제를 단순히 지적하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나의 아픔..
종교 생활로서의 기독교는 언제든 그 활력을 잃기 쉽다. 다른 종교와 같이 인본주의적 기대를 좌절시키는 요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인격적"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인간적" 기대를 저어하신다. 하나님은 절대적 주권을 "나"의 복지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언제든 "우리" 혹은 "그들"에게로 확장시키곤 하신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을 첫 마음을 갖고 신앙생활하기 여간 쉽지 않다. 오히려 정말 열정적으로, 또 열심으로 신앙을 하려는 사람에게 슬럼프는 어찌 됐든 필수코스처럼 여겨진다. 그럴 때 우리는 과연 어디서 새 희망을 찾아야 하는가? 우리에게 회복의 기대는 과연 어디에서 기원되어지는가? 이러한 고민 속에서 저자는 엘리야에게 주목한다. 그러나 다소 독특하다. 갈멜산 전투의 영광스러운 영웅이 아니라, 도망..
통곡의 벽? 통독의 벽! 성경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난관 중에 하나가 분명 레위기 돌파하기다. 믿음의 거장이지만 나처럼 실수 투성이었던 아브라함 이야기나 잘생긴 요셉의 인생역전 스토리와 같은 내용을 읽다가, 피 튀기는 제사법들과 알 수 없는 음식규정, 지금과 동떨어져 보이는 사회법의 총체를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다. 어쩌면 출애굽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언약식과 성막 제작에서 이미 시작된 우리의 인내심이 자연스레 레위기의 생소함에 도달하여 백기를 들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레위기 전문가로서 성도들의 이런 어려움을 확연히 인식하는 가운데, 그들이 갖고 있는 레위기에 대한 생소함을 일소시켜 주는 방법을 통해 한국교회의 성경이해 고취에 봉사하고 있다. 특히 본서는 각 본문에 대한 설명 이전에, 저자가 상..
우리 몸에 새겨진 복음의 경이와 한 몸의 의미 본서는 참 독특하고도 어렵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친근한 "몸"이라는 소재를, 의학적 전문성의 낯설고 강력한 유비에 통과시켜 복음과 공동체가 무엇인지 도출해내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한센병 환자를 돌본 정형외과 의사 폴 브랜드의 경험과 전문지식이, 일상의 신비를 통찰력 있게 풀어내곤 하는 필립 얀시를 만나 꽃을 피웠다. 다만, 의학적 서술이 상당해 꼼꼼하게 읽어나가기에는 독서의 기초체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낱 오합지졸인가, 가치 있는 어우러짐인가 저자는 세포의 다양성에 집중한다. "내 몸의 다양한 세포를 통해 가정, 집단, 공동체, 마을, 국가 등 더 큰 유기체를 배울 수 있다(72쪽)"며 우리의 시야를 확장시켜 준다. 하나님께서 딱정벌레..
암중모색 그야말로 판데믹의 위기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결과로 쏟아진 조언들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저 말놀이에 그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줄 때가 많았다. 한편, 톰 레이너의 코로나 이후 목회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핵심적으로 붙잡아야할 내용이 무엇인지 비교적 간결하고 정확하고 제시해준다. 어두운 상황을 부정하거나 그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즉 우리의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것에 집중하는 저자의 지혜가 탁월하다. 암중모색(暗中摸索)이란 사자성어가 이만큼 딱 맞는 내용이 있을까? 암중모색은 "어둠 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찾는다는 뜻으로, 당장은 해결점이 보이지 않..
이동원 목사님의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는 《천로역정》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바로 잡는데서 시작된다. 그 오해는 바로 《천로역정》은 한 개인이 죽은 후 비로소 경험할 수 있는 천국에 대한 소망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2편까지 살펴보면, 《천로역정》이 하나님 나라의 미래성뿐만 아니라 현재성까지 강조한다는데 집중한다. 그로부터 저자 자신의 풍부한 목회 경험을 반추하며 13가지 사역을 《천로역정》을 통해 전망하고 있다. 저자가 바라듯이 하나님 나라를 향해 순례하는 자들, 특히 사역자로 하나님 앞에 부름 받은 사람들에게 귀한 통찰을 주는 저작이라 생각한다. 1. 천로역정과 전도 사역 바울 사도의 마지막 말(디모데후서)이 “그러나 너는 모든 일에 신중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Part 1. 100년 후에도 희망이 되는 기독교를 위하여 1. 미래의 기독교는 인간적 권위의식에서 나오는 모든 권위주의를 그리스도의 교훈과 뜻이 성취되는 신앙적 질서로 정착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신앙의 공동체인 교회는 필요하지만 교회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요청이다. 3. 교권주의 또는 교권의식을 축소하거나 불식시키자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교회가 지금의 정체(혹은 후퇴)를 극복하고 미래의 희망이 되는 기독교가 되기(혹은 회복되기) 위하여 위의 세 가지를 제시한다. 권위주의, 교회주의, 교권주의를 넘어서 만인이 따를 수 있는 진리를 통해 교회 안팎에서 인권과 인격의 가치를 고양하는 그 방향이 바로 기독교가 100년 후에도 쇠퇴하지 않고 희망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Pa..
모든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가 되라(야고보서 1장) 광야와 같은 세상에서 성도가 시험을 이기는 방법이 무엇인가? 야고보는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것(1:19-25)"에 대해 주목한다. 이는 이전 절에 "지혜를 구하는 것"과 연결이 된다. 성경에서 지혜는 하나님께로부터 나오고, 하나님이 지혜를 하나님의 말씀, 토라 속에 두셨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109쪽). 그렇기에 세상의 시험은 정보적 지식이 가득한 사람이 잘 풀어내는 시험지 속 문제가 아니라, 마음에 심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아 실천할 수 있는 하나님의 시험 장이다.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능력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낳기 위해 사용하신 '진리의 말씀'이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의 과정을 위해 이미 복음을 심어 주셨다. 이 복음의..
[설교를 듣는 자로서의 부르심] 독서의 즐거움 중 하나는, 이전에 미처 감각조차 하지 못했던 어떤 영역이 내 눈 앞에 펼쳐보여질 때일 것이다. 본서 은 내게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사역자, 설교자로서의 부르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지만, 이전에는 설교를 듣는 자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는 개념은 전혀 없었다. 교회가 온전하게 세워지려면 설교자가 바른 말씀을 선포하는 것과 회중이 그 설교를 바르게 듣는 일이 필요합니다(7쪽).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워지는 공동체이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서 하나이며, 또 하나가 돼가는 공동체(엡 4:13)라는 비전에 헌신할 때, 바른 말씀을 선포하는 그 한 축에만 집중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실 때 사역자들의 카리스마로 ..
설교자의 유혹 설교자에게 가장 큰 유혹은 무엇일까? 많은 유혹이 있겠지만 그중에 가장 큰 것은 아마 "독야청청(獨也靑靑)의 만족"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 앞에서 말씀을 연구하고 기도하며 청중들의 필요를 하나님의 마음에 잇대어 비춰보는 시간은 결코 녹록지 않고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그 과정은 각 설교자마다 다양하게 구현되겠지만 설교 한 편이 쉽게 뚝딱 만들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부족한 설교자가 말씀을 아는 깊이가 얕은 것이 제일 큰 문제이겠지만, 더욱 심란한 문제는 바로 성경을 통해 받은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하는 "설교 전달"의 막막함이다. 청중들에게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해내면 과연 두루뭉술하게 퍼져 있는 타락한 인생의 환부를 예리하게 도려낼 수 있을까 싶은, 그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