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부장의 타작마당

톰 레이너의 <<코로나 이후 목회>> 본문

독서노트/두피플 2기

톰 레이너의 <<코로나 이후 목회>>

白부장 2021. 1. 8. 10:59

 

암중모색

그야말로 판데믹의 위기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결과로 쏟아진 조언들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저 말놀이에 그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줄 때가 많았다.
한편, 톰 레이너의 코로나 이후 목회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핵심적으로 붙잡아야할 내용이 무엇인지 비교적 간결하고 정확하고 제시해준다. 어두운 상황을 부정하거나 그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즉 우리의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것에 집중하는 저자의 지혜가 탁월하다. 암중모색(暗中摸索)이란 사자성어가 이만큼 딱 맞는 내용이 있을까? 암중모색은 "어둠 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찾는다는 뜻으로, 당장은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막연한 상태에서 해법을 찾는 것"을 말하는데, 저자의 경험에 의거한 식견을 통해 막연한 현실을 뒤로 하고 조금씩 우리가 나가야할 바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교회, 디지털 세상에 뛰어들다

어쩌면 저자가 명확하게 예측해준 내용 중에 가장 마음에 새겨지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교회의 (양적 증가의) 시대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의 건물이 주가 되는 시대는 베이비붐 시대에 국한된 것으로 이제는 그러한 옛 사상에서 확실히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대면예배만의 원 웨이 방식에 대한 아집을 버리라 직언한다. 이제 코로나 위기가 벗어난다 해도, 디지털을 이용한 목회가 필수적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 한국교회의 상황을 볼 때 대다수는 디지털화된 목회 사역을 필요악 정도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제는 오히려 교회가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그 여러 매체들을 선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교회의 외연이 넓어지고, 교회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노인들, 환우들, 주일에 일을 해야하는 성도들)에게 예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을 지속적으로 환기시켜준다.

동네교회

이 부분은 한국과 상황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가 건물 안에 모이지 못하는 폐쇄조치로 인해서 오히려 교회가 내부적인 에너지를 외부로 발산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한 수많은 사례들을 저자가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교회가 대사회적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었다는 말에 부러움이 생겼다.
반면, 한국교회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여전히 대면 예배를 강조하고, 헌금의 필요성 등에 의한 집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부적절한 인터뷰 등이 세간에 널리 알려지면서, 오히려 사회적인 위신이 추락했다는 점에서 마음이 아프다.
저자가 제공한 사례들이 한국교회 곳곳에서도 생겨나기를 바라본다. 교회가 건물의 유지와 집합에 쓸 에너지를 동네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수많은 시민들이 교회에 가질 호감과 전도적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앞에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그저 우리의 현상 유지를 위한 절대적 명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환골탈태의 장으로 사용되길 기원한다.

기도사역

저자의 여러 제안들이 말의 상찬으로 여겨지지 않고 진정성 있는 목회적 충언으로 들리는 이유는 그가 기도사역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도와 일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단순히 기도하고 있기 때문에 훌륭하고 탁월한 조치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다. 그가 기도를 통해 구현하려고 하는 모양새가 바로 초대교회의 사도들이 말씀과 기도에 전무했던 그 현장과 잇대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저자의 기도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향해 있다. 시장과의 커넥션을 통해 기도의 장을 지역 공동체로 확장한 선교적 전략이 너무 탁월하게 들려진다. 기실, 처음 이 챕터의 제목을 보았을 때는 예배를 마음껏 드리지 못해 기도가 필요한 성도들을 향한 목회적인 기도를 예상했는데, 저자가 제시한 기도사역은 그야말로 선교적 목적이다. 코로나로 인해 힘들고 어려운 것은 교회만이 아니다. 하루이틀 매출에 생존이 걸려 있는 자영업자들, 대면 접촉의 기회들이 사라져 지쳐 있는 사람들, 교육의 풍부한 기회가 박탈되어 앞길이 막막한 젊은이들 등,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중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의 기도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원심력적 영적 에너지의 발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변화를 이루고 유지하기 위한 7가지 원칙

1. 성경적인 소망을 상기하라
히브리서 11장의 위대한 믿음의 선조들도 환난과 고난 속에서 소망을 붙잡고 살았다.

2. 명심하라, 문화적 변화는 가장 나중이다
문화적 변화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명령이나 선포로 건강한 새 문화를 뚝딱 만들어 낼 수는 없기 때문에, 리더는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단계들로 꾸준히 교인들을 이끌어야 한다. 언제나 행동함으로써, 시나브로 변화는 문화 변혁을 기인해야 한다.

3. 가시적인 행동 단계들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장기적인 계획이 중요했다면 오늘날에는 단기적인 행동이 더 중요하다. 가능하면 월별 계획을 제공하라.

4. 협력자들은 필수적이다
교회 내 직분과 상관없이 교인들에게 영향력 있는 협력자들을 찾아 동역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5. 커뮤니케이션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과도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해야 한다. 반복해서 말하여, 모든 교인이 교회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6. 리더는 교인들을 잃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부정적인 교인들에게 너무 신경을 쓰다가 건강한 교인들을 방치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7. 리더는 미래와 정령되어야 한다
교회 리더들은 폐쇄 해지(코로나 이후) 세상의 새로운 현실에 따라 모든 결정을 고려해야 한다. 인사조치할 때도 선견지명과 창의성을 가지고 결정해야 한다. 베터랑 목회자들이 대면예배 때의 사역에 집중하고, 디지털 세대의 사역자들이 온라인 사역을 동역한다면 좋은 협업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폐쇄 해제 이후 교회를 위한 9가지 핵심적인 변화

1. 단순함이 중요하다.
2. 외부에 초점을 맞춘 교회들만 살아남는다.
3. 소모임들로 전환되다.
4. '멀티'가 늘어나다.
5. 사역자와 리더를 세울 때 디지털 능력이 더 많이 반영된다.
6. '가나안 성도들'이 관심을 받게 된다.
7. 온라인 예배가 다양한 방식으로 더욱 활성화된다.
8. 목회자 훈련이 크게 달라진다.
9. 목사들이 담임목사직을 떠나 차석 역할을 맡게 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