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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두피플 2기

박대영의 <<시험을 만나거든>>

白부장 2020. 11. 11. 15:27

모든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가 되라(야고보서 1장)

 광야와 같은 세상에서 성도가 시험을 이기는 방법이 무엇인가? 야고보는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것(1:19-25)"에 대해  주목한다. 이는 이전 절에 "지혜를 구하는 것"과 연결이 된다. 성경에서 지혜는 하나님께로부터 나오고, 하나님이 지혜를 하나님의 말씀, 토라 속에 두셨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109쪽).  그렇기에 세상의 시험은 정보적 지식이 가득한 사람이 잘 풀어내는 시험지 속 문제가 아니라, 마음에 심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아 실천할 수 있는 하나님의 시험 장이다.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능력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낳기 위해 사용하신 '진리의 말씀'이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의 과정을 위해 이미 복음을 심어 주셨다. 이 복음의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은 처음 거듭날 뿐 아니라, 온갖 광야의 시험을 다 이기고 마침내 생명의 면류관을 얻어 구원을 완성하는 그 날까지 우리가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역사한다(120쪽).  

 그렇기에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이 더 나은 안식-새 하늘과  새 땅-을 위해 진력해야 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하나님께서 이미 마음에 주신 말씀을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며 끊임없이 실천해내고 구현해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 구원은 단회적인 칭의사건이면서, 끊임없이 하나님과의 관계-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안에서 이뤄가야할 성화사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외모로 차별하지 말라(야고보서 2장)

 '차별'은 문자적으로 누군가를 그 얼굴을 따라 영접한다는 뜻이다(144쪽). 하나님께서는 외모가 아니라 중심을 보시는 분으로서, 수평한 인간관계에서 수직적 하나님의 공정한 사랑을 수납하지 않고 얼굴을 따라 영접하는 것은 참된 믿음이라 할 수 없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들을지어다 하나님이 세상에서 가난한 자들 택하사 믿음에 부요하게 하시고 또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나라를 상속으로 받게 하지 아니하셨느냐(5절).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가난과 부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지 아니하신다. 세상은 사람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평가를 달리 하지만 하나님의 판단 기준은 단지 '사랑'이시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그 마음(속성) 그대로를 율법의 요구에 담으셨다. "너희가 만일 성경(구약성경)에 기록된 대로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하신 최고의 법(왕적인 법)을 지키면 잘하는 것이거니와(8절)

 실제 성경의 저자는 이러한 논지를 단지 명제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된 우리 됨을 설명하면서 야고보가 제시하는 성경인물은 누구인가? 많디 많은 존경할 만한 사람들 중에, 아브라함과 라합을 제시하는 방식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모른다. 유대인들에게서 가장 존경받는 한 경건한 남자에게서 기생이었던 이방인 여인(이자 진멸의대상인 가나안 족속이자 사회계층적으로도 소외된 기생)에게로 시선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것을 보라(207쪽). 가타부타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야고보에게는 그들의 믿음이 중요하지 실제 그들을 둘러싼 외적 모양들에 대해서는 거들떠보지 않는다.

한편, 이는 야고보뿐만 아니라 요한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요한복음 3장의 니고데모와 4장의 사마리아 여인이 연달아 나오는데-아니, 니고데모가 받는 꾸중에 비해 사마리아 여인은 칭찬을 더 많이 받는데-이로 보건대 성경 저자를 넘어 성경의 진정한 저자이신 하나님의 올곧고 일관적인 성품을 알 수 있지 않은가.

 

* 중요한 신학적 논의를 간단하게 정리하기

신학적으로도 목회적으로도 더 이상 깔끔하게 정리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사진으로 첨부한다.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온전한 사람이라(야고보서 3장)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몸도 굴레 씌우리라(1-2절).

 야고보서는 지속적으로 integrity를 강조한다. 그리고 야고보는 이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돈"과 "말"의 문제를 성도 앞에 제시한다. 경험칙에 의해서도 진실로 이 둘에 대해 온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진정한 성화의 고도를 깊이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야고보서, 특히 본서 <<시험을 만나거든>>을 통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부분이 바로 말에 대한 성화정도이다. 선생의 역할을 많이 하는 자로서 나의 말은 정말 주님을 닮았는가? 공적인 자리에서의 절제된 언행은 차치하고,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내 언어가 얼마나 하찮은가 반성하게 된다.  

 저자 역시 요한복음 15:7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에서 예수님의 말씀과 예수님 자신이 분리될 수 없는 관계임을 성도의 말에 관한 가르침의 근거로 제시한다. 더 근본적으로 창조 시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이 세상을 지으시고 또 그 말씀으로 세상을 보존하고 계심은 두말 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말씀이신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신 성도들은 "혀"를 바르게 사용할 책임이 주어진다. 

 내밀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교리적 확신과 강화를 가지고 영적 성장이라고 하지 말자. 하나님께서 주신 혀-너무나 제어하기 어렵고 실수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잘못 사용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갖고 오는-를 사용함에 있어서, 공적인 관계에서 덕을 세우고, 이웃을 소성케 하는 언어 사용이 바로 진정으로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영적 성장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하나님께 복종하고 마귀를 대적하라(야고보서 4장)

하나님께 대한 태도: 위로부터 난 지혜를 따르는 삶 세상을 향한 태도: 세상적인 정욕을 피하는 삶
하나님께 복종하라 마귀를 대적하라.
하나님을 가까이 하라. 손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성결하게 하라.
주 앞에서 낮추라. 슬퍼하며 애통하며 울라.

 이는 지혜롭게 시험에 임하는 길에 대한 말씀(4:7-10)을 저자가 도표로 정리한 내용이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 대한 태도와 자신과 세상을 향한 태도가 동시에 중요함을 보여준다. 이 둘은 항상 같이 해야 하는 것이고, 분절해서 이해할 수 없는 한 몸과 같은 진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이 주신 은혜는, 하나를 하면 다른 하나는 자동적으로 하게 된다는 이치에 있다(296쪽). 

 그리고 이에 가장 핵심적인 반응은 바로 '복종'임을 일갈해주고 있다. 프란시스 쉐퍼는 이것을 "능동적인 수동성"이라는 말로 정리하는데, 이는 단순히 강자에게 마지못해 하는 강제적/의무적 복종이 아니라, 주인의 명령을 신속하게 수용하기 위해 항상 대기하며 금방이라도 주인의 뜻을 따르려고 하는 신하의 자발적/능동적 마음 자세이다(297쪽). 

 

주께서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야고보서 5장)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8절 하).
형제들아 서로 원망하지 말라 그리하여야 심판을 면하리라 보라 심판주가 문밖에 서 계시니라(9절).

저자는 여기서 "가깝다"와 "서 계시다"가 완료시제로 써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완료 시제로 써서 마치 심판의 과정이 이미 시작된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362쪽). 마치 세례 요한의 임박한 종말론처럼 주님의 다시 오심은 문지방까지 오셔서 막 집에 들어가기 직전의 상황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야고보의 이러한 임박성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권면하고 있다.

혹시 어찌할 수 없는 생의 혼돈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이가 있는가? 조금만 더 인내하자. 주님이 시커멓게 피멍 든 가슴을 위로해 주시려고 문밖에 서 계신다. 원망하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꾹 누르고 그분의 처분에 맡기자.

 

 본서는 신학적이면서도 목회적이다. 헬라어 원어의 의미를 살려 각 구절의 의미를 정성껏 해석하고, 과하지 않은 적용을 곁들여 목회적 상황에 놓인 말씀사역자와 성도들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교회의 일원으로 성경의 진의에 대해 더 깊이 알고 묵상하고 싶은 우리 모두에게 본서를 추천한다.

 요즘 시대가 너무 혼란한다. 전염병으로 인해 이제껏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세상에 억지로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분열과 경제적인 불평등의 과중함으로 인해 모든 세대가 다 각자 나름의 어려움으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 현시대의 아픔이다. 이와 같은 고난의 시기에 그 누가 감히 위로를 해줄 수 있을 것인가? 누가 이 광야를 지나갈 지혜의 첩경을 안내해줄 수 있을 것인가? 본서는 삶의 고난을 깊이 통과하고 있는 모두에게 추천할만 하다. 고난을 통해 주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주는 길라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야고보서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고전 10:13)"는 하나님이심을 지혜롭게 보여준다. 물론 성경이 저자를 통해 선물해준 지혜의 지도를 받아들고, 이를 얼마나 깊이 마음에 새겨 실천하고 구현하여 참된 안식을 누릴지는 분명 우리 각자에게 달린 문제가 될 것이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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