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부장의 타작마당

[서평] 직업과 선교 (12년 8월) 본문

독서노트/다독다독

[서평] 직업과 선교 (12년 8월)

白부장 2016. 7. 6. 01:29

모든 죠이어를 위한 부르심

 

학부생 죠이어들과 직업과 선교라는 주제로 대화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간사님, 저는 그냥 취업해서 보내는 선교사로 살래요.”이다. 보내는 선교사가 재정 후원 이외에 어떤 역할을 감당하는지, 보내는 선교사로서 살겠다며 선택한 그 직업이 정말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에 근거한 것인지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단지 막연하게 갖는 선교에 대한 부담감이 그와 같은 대답을 이끌어낸 것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실제로 그들은 졸업 후에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 충실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선교에 대한 부담감을 재정 후원으로만 상쇄하고 마는 것이, 그들이 학부 때 선교에 대해 받았던 도전의 크기에 비해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만 한다.

 

본서는 직업과 관련한 선교의 타입을 다섯 가지(전형적인 선교사, 직업을 가진 선교사, 선교사가 된 직업인, 해외에 있는 직업인, 국내에 있는 직업인)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4타입(해외에 있는 직업인)5타입(국내에 있는 직업인)이 실제 선교 사역에 동원-이들은 사실 이전까지 보내는 선교사로 인식됐던 사람들이다-될 때, 사도행전에서 핍박으로 인해 흩어진 무명의 사람들에 의해 온 천하에 복음이 전파되어졌던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선교 모델을 풀뿌리 선교라고 명명하며, 선교사 타이틀 없이 자신의 직업을 통해 사역하는 것이 오늘날 선교 환경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마치 요리사만이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선교가 선교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본서의 소제목을 모든 성도를 위한 부르심으로 정한 것은 참으로 적절하다. 사실 우리는 오랫동안 직업과 선교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었다. 한 영어교사가 해외 연수 때 만나게 된 태국 교사에게 복음을 전했고 후에 그를 통해 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가 세워지는 등의 실례는 직업과 선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 놓는다. 또한 국제화 시대로 인해 한국에 점증적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 늘어나는 단기 선교의 기회를 생각하면 직업인들이 선교에 기여할 수 있는 장은 더욱 확대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28:18~20)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사람에게 선포된 말씀이다. 그렇다면 그를 따르는 우리 모두는 직업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니라 먼저 선교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부르심에 따라 누구는 선교사로서, 또 다른 누구는 직업인으로서 선교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뿐이다.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24:14)” 이 말씀의 성취가 혹시 우리 시대에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시점에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선교의 의미를 직업과 대치되는 것으로 성급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 왔었다. 하지만 본서 직업과 선교를 통해 어떻게 직업과 선교가 조화롭게 이해될 수 있는지를 보면서, 캠퍼스 선교단체의 간사로서 학부생 죠이어들의 미래를 함께 그릴 때 숙지해야할 명확한 지침서를 손에 쥔 것 같은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제 캠퍼스 현장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풀뿌리 선교인으로서의 삶을 훈련하는 과제를 해낼 차례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