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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냅킨 전도 (11년 10월)

白부장 2016. 7. 6. 00:54

이 책을 처음 추천받은 후 제목에서 오는 궁금증으로 인해 인터넷에서 먼저 검색해보고서는 새로운 전도방법을 소개하는 책이겠거니 하는 선입견을 가졌었다. 그런데 막상 독서를 시작하고 나서는 단순히 전도방법을 소개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거대담론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이 독서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그동안 복음주의권의 전도에 대한 노력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천국에서의 누림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복음의 한쪽만 강조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막상 불신자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서부터는 교회에서 요구되어지는 수많은 삶의 변화들에 대해 적잖이 실망하여 떠나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혹여 교회를 떠나지는 않는다 하여도 처음 복음을 들었을 때부터 구원의 의미를 내세에서 누릴 천국이라는 협소한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실제 삶의 문제에서는 전혀 복음적으로 살아내지 못하고 신앙과 삶이 분리된 이원론적 삶을 살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러나 냅킨전도에서 설명하고 있는 복음은 내세적 축복을 강조하는 복음 전도보다 더욱 포괄적인 하나님 나라를 담아내고 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의 원래 의미에서부터, 구조적이고 개인적이며 관계적인 타락, 그리고 복음이 가지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운동에 참여할 것에 대한 요청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실상 내용 뿐 아니라 실제적인 효율성 면에서도 냅킨전도법은 포스트모던 시대의 젊은이들을 공략하기에 적합하다. 사영리로 대표되는 이전 시대의 전도 방법은 처음부터 죄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아예 불신자와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는 한계점이 있었는데, 냅킨전도법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인류 공통의 바람을 복음 전도의 접촉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효율성이 이전 시대의 방법보다 증대되었다.

 

그러나 복음 전도의 내용과 방법상의 실제 효율성 측면에서의 장점은 있지만 우려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라 하겠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구원의 문제를 거시적인 측면의 하나님 나라의 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시각을 확대시키는 것에 치중하게 되면서 복음의 핵심인 죄의 문제를 과소평가한 경향이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이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예수님이 필요한 존재들이 아니라, 우리의 허물과 죄로 죽었던 존재이기 때문에 존재가 완전히 변하기 위해 생명이신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복음의 시작점이어야 한다. 죄에 대한 직면 없이 전해지는 복음은 오히려 구체적인 믿음을 끌어내지 못하기 마련이다.

 

다만,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포스트모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죄의 문제를 먼저 직접 들고 나서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기 때문에, 죄에 대한 문제를 짚는 것에 대해서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 문제를 생략하는 것은 복음을 절대적인 가치에서 필요에 따라 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상대적 가치로 격하시킬 가능성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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