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마무리한다는 것의 어려움

벌써 합신에서의 3년이 끝나간다.
마지막 기말고사라니...
오늘부터 시작해서 한 2주는 나 죽었다 해야하지만,
마지막이라 그런지 몸도 안 따라주고
마음도 복잡하다.
3년동안 무엇을 배웠을까?
정말 열심히는, 성실히는 했는데 말이다.
돌아보면, 학습 성실성은 두 가지 오기 때문이었다.
첫째는, 학부 때 공부에 게을렀던 시간들에 대한 반성이다.
물론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 같지만, 글쎄..
쓸 데 없는 가정 하나 해보면,
1) 서양사 혹은 철학으로 전공 선택
2) SM 이후 중국어 공부(혹은 영어???ㅋㅋㅋ)
3) 군대 빨리 다녀오기
이 정도 꿈을 꿔보고,
둘째는, 선교단체 간사가 신학이 없다는 편견에 대한 저항심이었다.
사실 이게 더 큰 동력이 됐다.
내가 7년동안 사역하면서 읽고 고민하고 풀어냈던 내용들이,
잘 배우고 또 가르치고 싶어서 여기저기 아카데미 쫓아다니며 열심을 냈던 시간들이,
내 앞에서 교리를 들이대며 신학부 4년의 배움을 자랑하던 이들의 수준보다 결코 낮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왜 그런 오기를 부렸는지,
내가 선교단체 간사로서 어떤 대표성을 가진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을 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게 내 학습 동력이 됐음을 부인하지는 못하겠다.
그래서 그런지 졸업을 앞두니, 좀 헛헛하긴 하다.
또 쓸 데 없는 가정 하나 해보면,
1) 영어공부 올인...(한이 됐나?!?!)
2) 헬라어나 히브리어 일찍 포기하지 말기
3) 조직이든 역사든 한놈만 패기
뭐 이 정도?! 다시 1학년 동계강좌로 돌아간다면 말이다.
흠,,,
그래도 3년동안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신학적 스펙트럼 정착에 대한 나름의 고민도 해결하고,
잘 쉬고,
성실성 테스트도 나름 통과한 것 같고(물론 그분은 과연 어떤 생각이신지 확실한 건 아니지만;;;)
가족들과도 좋은 시간 보내고,
괜찮네 싶다...
그래,, 어느 때나 마지막은 헛헛하기 마련이니,
그런 감정들따위 어색해 말고,
이전에 하던 것처럼 한번 마지막까지 불태워보자.
그러다보면 뭐 남는 게 있겠지,
없음 말고^^